조커(2019)
안전망 없는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을 구석으로 몰아 넣기도 한다.
그 사람들이 모두 범죄를 저지르고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임계점을 넘어버리면 못 참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몰리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잘못된 우상을 앞세워 사회를 더욱 혼란해진다. 조커는 가장 바닥같은 인생이었지만, 어느새 그를 무시했던 대중들에게 가장 추앙 받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두 시간 내내 눌려 본 영화였다.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 원글: 2018.07.04
삶과 운
우리나라에서 즐겨쓰는 말 중에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나 사람이 잘 되려면 운이 작용이 70%, 기술(사람이 할 수 있는 정도)가 30%라는 말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어느 한 사람의 성공도 그러한 듯 하다. 어떤 사람은 별 능력이 있어보이지 않지만 결과가 좋은 사람이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정말 능력도 출중하고 노력도 하지만 결과가 좋지않은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어떻게든 잘 된, 또는 잘 못된 이유에 대해 찾으려 한다. 물론 찾으면 그 이유는 찾아진다. 잘 하다가 뭔가 상황에 맞지 않는 판단을 했든, 어떤식으로든 필요한 부분에 딱 하나의 못을 정확히 박았든 말이다.
이렇게 어떤 일을 할 때, 같은 노력으로도 누군가는 잘 되고, 누군가는 아니라면, 사람들은 운이 좋고 나쁨을 얘기한다. 하지만 이 운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거나 어떻게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주’, ‘점성술’ 등의 이름으로 사람의 미래를 점치려는 시도가 많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것을 신의 뜻으로 돌리기도 한다.
물론 어떤 일의 성공을 운만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분명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기(技)의 영역은 존재하고 본인의 노력을 다 했을 때 마지막으로 운의 영역에 결과를 맡겨야한다.
과학과 운
이 책의 저자는 ‘양자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양자물리학은 어찌 보면 현대 물리의 최첨단을 달리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양자의 관찰 결과는 확률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카오스 이론은 아주 작은 초기 조건의 차이가 엄청나게 큰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예전 사람들은 ‘라플라스의 악마’처럼 모든 것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무엇인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과학이 발전될수록 점점 모르는 것이 있다는 어찌보면 역설적인 결론에 다다른다.
운은 인간의 영역 바깥에 있나
현재로서는 그렇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적고있고, 앞서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일이 성사될 확률을 높이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책의 말미에 진화의 예를 들며 이야기한 것 처럼 우연으로 발생한 어느 일이 생명력을 갖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 선택의 영역이다. 또한 과학이 발전하다보면 운 자체를 이해할 날도 오지 않을까.
대량살상 수학무기(캐시 오닐) - 원글 작성: 2017.12.17
이 책의 원저자 ‘캐시 오닐’은 하버드 대학에서 정수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 정수론 전공이라 하면 순수 수학에서는 정말 알아준다고 한다. 졸업 후 교수, 헤지 펀드의 퀀트, 스타트업의 데이터 과학자 등을 거쳤다. 그녀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 모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일 것 같다.
저자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어떠한 예측을 내놓는 모형 중 일부를 ‘WMD(Weapon of Math Destruction)’이라 칭한다. 이 말은 ‘대량 살상무기’를 꼬은 말이다. 어느 모형이 WMD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여러가지 조건이 있다.
- 대리 데이터를 사용할 것
- 확산이 빠를 것
- 부정적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 낼 것
어떠한 대상을 판단하는데 있어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 대상이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한 사람이 살아온 환경, 성격 등 정말 많은 요소가 있다. 하지만 소위 빅데이터를 이용한다는 모형을 통해 사람을 판단한다고 하면, 모형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매우 피상적이다. 가령 사는 지역으로 범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다거나, 인종, 민족 등으로 신용 등급을 유추한다(대리 데이터). 이렇다 보니 이미 가난한 환경에 사는 사람은 계속 감시 받고, 자금을 융통할 수 없어 더욱 가난해지는 악순환에 처한다(부정적 피드백). 문제는 이러한 WMD가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 처럼 힘 있는 기관들에 흔하게 퍼져있고, 빠른 속도로 여기 저기 적용되어진다(빠른 확산). 이는 마이너리티의 입장에서 일상 생활을 영위 하는 사람들을 실패의 나락으로 빠트릴 수도 있다.
요즈음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이 아주 흔한 소재가 되었다. 마치 데이터만 충분하다면 모든 답을 다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 착각하고 있는 것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동일시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모형은 데이터와 결과의 상관관계를 찾는데는 상당히 능하다. 하지만 그것이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보니 머신러닝의 결과물은 의문 투성이일 수 밖에 없고, 일부는 결과물을 마치 신탁인양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수학 모형은 어렵다. 하지만 이 모형에서 나온 결과를 대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의심하여야 한다. 그를 통하여 무조건적인 신뢰만 피한다면 블랙박스라 하더라도 나름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남한산성'(김훈)을 읽고
0. 최근 영화 '남한산성'이 개봉하면서 'JTBC 뉴스룸'에 '김훈'작가가 출현한 적이 있다. 이 때 인터뷰가 인상에 남아 책을 꼭 읽어보고자 하였다. 인터뷰 내내 묻어나는 그의 말에 대한 집념은 매력적이었다. 애초에 소설에 별 관심이 없는 나지만,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1. 소설의 말은 건조하고 담담하다. 어느 한 구석 감성에 젖어 격한 말을 내뿜는 곳이 없다. 그럼에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시린 서울의 풍경과, 남한산성 안에서의 고단함은 소설 내내 나를 짓눌렀다. 이미 역사로 알고있는 '병자호란'과 '삼전도 굴욕'의 사이 내용을 그의 상상력과 필체로 저술했다.
이판 최명길은 청과 화친하여 이 위기를 넘고자 했고, 예판 김상헌은 끝까지 싸우길 원했다. 그들은 쇠락해가던 명나라와 오랑캐(여진)에서 세력이 커져 중국 대륙을 쓸어담기 시작한 청나라 사이에서 갈등했다. 어찌보면 반도에 위치한 소국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으리라. 이 사이에서 현실감각 없는 관료들은 공허한 말만 내뱉는다. 대표적으로 영의정 김류가 그랬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왕은 무기력했다. 묘당 아래서 각자의 위치를 지닌 사람들은 스스로 그 위치를 지켰다. 수어사 이시백이 그랬고, 대장장이 서날쇠가 그랬다.
2. 이 소설의 좋은 점은 단순히 정치가의 시각만 가지고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위 천민들은 명이고, 청이고 상관없이 전쟁이 끝나기를 바랐다.
김상헌에게 목이 베인 사공은 그저 본인이 살기위한 길을 찾아가는 것 뿐이었다. 그에게 그 것이 반역이라고 생각할 겨를은 없었을 것이다. 노비였던 정명수는 청으로 투항하여 통역일을 하며 전횡을 일삼았다.
대장장이 서날쇠가 그나마 본인의 삶에 애착을 갖는 인물이다. 그는 김상헌을 도와 격서를 돌리기도 하고, 사공의 딸 나루를 거두어 키운다. 전쟁이 끝나고 본인의 자리로 돌아와 다시 그 삶을 지속한다.
소설 내내 그들의 고단함이 몸으로 느껴진다.
3. 개인적으로 강요된 애국과 충성을 싫어한다. 결국 본인들의 터전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애국이란 것도 생기고, 외부의 적을 맞아 싸울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설 속에 그려진 일반 백성들의 모습이 나에겐 그리 낯설지 않았다. 그만큼 그당시 정치가 일반 백성들과는 멀리 떨어져있었고, 어떤 공감대도 나누지 못했다는 증거인 것 같다. 청에 끌려갔다 돌아와 독살당한(것으로 추정되는) 소현세자가 더욱 애처롭게 느껴진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유시민, 2015)

나에게 유시민은 작가라기 보다, 참여정부의 정치인으로서 더 익숙하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분루를 곱씹던 그 날카로운 눈매나, 첫 국회 연설 때 비지니스 캐쥬얼을 입고 나와 욕을 먹던 모습 등이 기억난다.
하지만 유시민은 정치인 이전에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을 집필한 작가이다. 그가 처음 세상에 이름을 알린 것은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1심 판결 이후 작성한 '항소 이유서'를 통해서이다. 학생 뿐 아니라 심지어 판사들까지 돌려 읽어볼 정도로 날카로움과 절절함을 담고있는 글이었다.
이 책은 유시민 작가가 본인의 글쓰기 노하우를 담아낸 책이다. 글의 큰 틀 부터, 문장, 단어까지 세세히 짚어가며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글에 대해 논한다.
기억나는 것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취향과 주장'에 관한 내용이었다. 취향은 논쟁거리가 아니며 주장은 그를 뒷받침할 논증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글, 심지어 신문 사설마저도 이 내용을 지키지못한 경우가 많다. 찬찬히 읽고있노라면 저자의 분풀이말고는 어떤 내용도 없는 경우가 있고, 그렇다보니 읽는 시간이 아까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다음은 어려운 글이 좋은 것이 아니라 쉽게 쓰여있더라도 내용을 힘있게 담아내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내용이다. 내가 읽어본 책 중 가장 인상깊었던 책을 꼽으라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스티븐 호킹'의 '시간에관한 짧은 역사'이다. 이 두 책에 담겨있는 내용은 결코 쉽지도, 가볍지도 않다. 애초에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두 책 모두 현학적으로 말을 꼬으거나 어렵게 쓰지 않고 쉬운 단어, 문장으로 썼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보니 깊은 이해는 어렵더라도 책을 계속해서 읽어가는데 무리가 없고, 호기심도 계속 유지가되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꾸준히 강조하는 내용은 많이 읽고, 많이 쓰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동안 계속해서 반복하는 말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좋은 글을 알게되고, 쓰기 근육이 늘어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비단 글 쓰는 것만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 요즘 시대는 인터넷에 다양한 글이 존재하며, SNS를 통해 다양한 글을 접할 수 있다. 그 글들을 읽었을 때 좋은 글을 구분해 낼 수 있는 기준이 이 책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 글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볼 책이다.
북유럽 신화(닐 게이먼, 2017)
0. 마블 코믹스의 영화가 세계적으로 히트를하면서 '어벤저스' 등에 나온 '토르', '로키'는 이제 매우 유명한 캐릭터가 되었다. 그리고 판타지 소설의 고전이라 불리는 '반지의 제왕'이 있고, 최근에는 '왕좌의 게임'이 있다. 이 두 판타지 소설들은 그 설정이 많은 부분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고, '토르'와 '로키'는 아예 북유럽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1. 시초의 거인 이미르에서 시작하여 오딘, 그의 아들 토르와 거인족 라우페이의 아들 로키가 겪는 일들이 북유럽 신화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룬다. 그리고 마지막장의 라그나로크에서 신들의 마지막 싸움과 멸망을 그린다.
북유럽신화는 그리스 신화와 다르게 상당히 내용이 거칠고 어둡다. 저술 과정에서 아마도 순화되었겠으나, 꽤나 잔혹한 장면이 많고, 별 것아닌 동기로 잔혹하게 상대방을 살해하는 듯한 내용도 꽤 많다. 아마도 이것은 이야기가 전승되어오는 북유럽의 고대 바이킹들의 성정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전승되어오는 국가 또는 장소의 역사와 신화의 분위기를 엮어본다면 꽤 재미있는 주제가 될 듯하다. 실제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매우 부유하고 사치스럽다.
2. 닐게이먼은 알고보니 꽤나 유명한 작가였다. 그래픽노블 작가이고, 그 외 소설로 상도 많이 탔다. 덕분에 책의 내용들이 술술 읽히며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번역도 나름 괜찮은 편이어서 읽는데 부데끼지 않는다. 기분 전환하기 참 좋은 책인 듯 싶다.
1. 시초의 거인 이미르에서 시작하여 오딘, 그의 아들 토르와 거인족 라우페이의 아들 로키가 겪는 일들이 북유럽 신화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룬다. 그리고 마지막장의 라그나로크에서 신들의 마지막 싸움과 멸망을 그린다.
북유럽신화는 그리스 신화와 다르게 상당히 내용이 거칠고 어둡다. 저술 과정에서 아마도 순화되었겠으나, 꽤나 잔혹한 장면이 많고, 별 것아닌 동기로 잔혹하게 상대방을 살해하는 듯한 내용도 꽤 많다. 아마도 이것은 이야기가 전승되어오는 북유럽의 고대 바이킹들의 성정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전승되어오는 국가 또는 장소의 역사와 신화의 분위기를 엮어본다면 꽤 재미있는 주제가 될 듯하다. 실제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매우 부유하고 사치스럽다.
2. 닐게이먼은 알고보니 꽤나 유명한 작가였다. 그래픽노블 작가이고, 그 외 소설로 상도 많이 탔다. 덕분에 책의 내용들이 술술 읽히며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번역도 나름 괜찮은 편이어서 읽는데 부데끼지 않는다. 기분 전환하기 참 좋은 책인 듯 싶다.
옥자(2017, 봉준호)
0. 무려 500억 가량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다. 스토리 설명이야 워낙 많은 곳에서 하고있으니, 간단히 소감만 적어보려한다.
1. 옥자에서 좋았던 점은, 일단 그래픽과 옥자 캐릭터가 좋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하마인 듯하고, 다시 보면 매너티 같기도 한 이 슈퍼돼지는, 표정만 봐도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거기에 안서현양이 분한 미자와 함께 꽁냥거리는 장면은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메시지가 좋다. 개인적으로 채식주의자도 아니고 가히 고기테리안에 가까운 나지만, 한 번쯤 대량생산 품목처럼 취급되는 동물들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기회를 준다. 결론 자체도 의외인데,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판타지같은 영화에 너무나도 현실적인 결말이다. 물론 이 결말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듯한 인상이 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어느 하나 발연기가 없어 마음에 들었다.
2. 그런데, 이 영화가 몇가지 애매한 점이 있다. 일단 캐릭터들이 색이 조금 불 분명하다. 전작 '괴물', '마더' 등에서는 캐릭터가 꽤나 색이 강하고, 그럼에도 영화속에서 각과 부드러움을 적절히 버무렸는데, '옥자'에선 그런 것들이 조금 약했다. 그리고 결말이 어떤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기대하기는 무리이다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내용을 놓고보면 결말로 가는 과정이 어거지거나, 난삽하거나하진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결말로만 보면 '마더'가 압권이었다. 그 뽕 맞은 듯한 엔딩은...
3. 봉감독의 헐리웃 데뷔작인 '설국열차'는 처음엔 뭔가 무거웠지만, 그래도 두 세번 보더라도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은 없었다. 그래서 국내에선 호불호가 갈렸지만, '설국열차'를 꽤 좋아한다. 이번 '옥자'는 어떨지 모르겠다. '설국열차'에 비하면 힘이 많이 빠졌지만, 메시지는 더욱 직접적이다. 캐릭터는 조금 약해도 헐리웃 배우들의 명연기를 보는 맛은 있다. 결론적으로, 나는 재미있게 잘 봤다.
완벽한 공부법 (2017, 고영성, 신영준)

0. 이 책은 2017년 초반 발행되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나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 이런 류의 자기 계발 서적은 어떤 것은 너무 자기 위주의 내용을 진리인양 써서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하고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 책은 조금 다른 것이 저자들이 이것 저것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고, 짜집고 쓴 책이기 때문에 꽤나 도움되는 내용이 많다. 거기에 저자들의 경험이 녹아들어 한 번쯤은 읽어보는 것이 도움될 듯 하다.
2. 완벽한 공부법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기억을 더듬기 위해 가끔 들춰보면 앞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 자기 자신을 믿고 작은 성공부터
- 자기 자신을 아는 메타인지
- 기억 잘하기(공부는 어렵게)
- 시험효과
- 인출효과(시험,안성,토론,요약,글쓰기,발표 등)
- 분산연습 - 몰아치는 것이 아닌 시기를 나눠서
- 교차 - 두 가지 이상을 번갈아가며
- 그 외 - 자기참조, 맥락, 심상활용, 조직화, 첫 낱자 조합
- 감정
- 부정적 감정보다 긍정적 감정이 학습효과를 높임
- 부정적이거나 걱정되는 감정을 표현하거나 긍정적 감정으로 바꿔주면 효율이 높아짐
- 사회성
- 외로운 사람은 학습 능력 저하
- 사람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함
- 환경
- 습관은 의지력이 아닌 알람으로 고침
- 스스로 집중이 잘 되는 환경 필요
- 스마트폰 쉣
- 창의성
- 있던 아이디어들의 새로운 조합
- 그래서 다양한 경험 필요(취미, 여행, 독서 등)
- 독서
- 다양한 경험 필요
- 독서를 많이 해라
- 다독 후 정독으로
로건(2017)
0. 만화로만 보던 'X-men'이 처음 실사 영화로 나왔을 때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원작 팬이 아니었음에도 내용 자체에 빨려들어가서 푹 빠졌었다. 정말 양키스러운 원작의 코스츔을 입혀놓지 않아서 그런지 내용 몰입에 이질감이 없었다.
이 캐릭터 중 '울버린'을 맡은 '휴 잭맨'은 그가 아니면 울버린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싱크로율을 보여주기도 했다.
1. 영화상의 설정이 아무리 늙지않는 뮤턴트이라 한들 사람이 늙지않을리 만무하다. 17년 전 휴 잭맨의 싱그러움은 세월 속으로 날아가고, 어느덧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이 자리잡았다. 아무리 몸 관리를 한다고 해도 흐르는 세월을 속일 수는 없겠지. 확실히 울버린 스핀오프 시리즈를 보면 뒤로 갈수록 어쩔수 없이 느껴지는 세월의 흐름으로 아쉬움이 느껴지긴 했다. 상황이 이러면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세대교체를 준비해야할 것이고, 특히 이 울버린이라는 정말 사랑받는 캐릭터의 경우는 그 고민이 더 깊었으리라 생각된다.
2. 마블 스튜디오는 로건의 퇴장을 비장하지만 오버하지 않는 이 <로건>이라는 영화를 통해 시도한다. 자연스럽게 새로운 울버린 X-23과 접점을 찾고, 구 배우들의 퇴장을 준비한다. 19금 히어로 무비라는 참 어색한 조합으로 영화가 나왔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오히려 작정한 듯한 액션이 이야기의 현실성을 더해준다. 여기에 세월에 찌든 로건의 자연스러운 욕지거리도 현실감에 한 몫한다.
3. 함께 하던 것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다. 갓 성인이 되기 시작할 때부터 꼭 챙겨보던 X-men 시리즈의 한 세대가 그 끝을 고하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그만큼 나이가 먹었음을 깨닫는다. 영화 자체의 건조하고 우울한 분위기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이렇게 멋지지만 슬픈 퇴장을 준비한 마블 스튜디오는 정말 장인정신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울버린, 프로페서 X, 그간 너무 행복했습니다.
X-men의 팬이라면, 아니 팬이 아니더라도 청소년 관람불가 히어로 무비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
이 캐릭터 중 '울버린'을 맡은 '휴 잭맨'은 그가 아니면 울버린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싱크로율을 보여주기도 했다.
1. 영화상의 설정이 아무리 늙지않는 뮤턴트이라 한들 사람이 늙지않을리 만무하다. 17년 전 휴 잭맨의 싱그러움은 세월 속으로 날아가고, 어느덧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이 자리잡았다. 아무리 몸 관리를 한다고 해도 흐르는 세월을 속일 수는 없겠지. 확실히 울버린 스핀오프 시리즈를 보면 뒤로 갈수록 어쩔수 없이 느껴지는 세월의 흐름으로 아쉬움이 느껴지긴 했다. 상황이 이러면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세대교체를 준비해야할 것이고, 특히 이 울버린이라는 정말 사랑받는 캐릭터의 경우는 그 고민이 더 깊었으리라 생각된다.
2. 마블 스튜디오는 로건의 퇴장을 비장하지만 오버하지 않는 이 <로건>이라는 영화를 통해 시도한다. 자연스럽게 새로운 울버린 X-23과 접점을 찾고, 구 배우들의 퇴장을 준비한다. 19금 히어로 무비라는 참 어색한 조합으로 영화가 나왔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오히려 작정한 듯한 액션이 이야기의 현실성을 더해준다. 여기에 세월에 찌든 로건의 자연스러운 욕지거리도 현실감에 한 몫한다.
3. 함께 하던 것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다. 갓 성인이 되기 시작할 때부터 꼭 챙겨보던 X-men 시리즈의 한 세대가 그 끝을 고하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그만큼 나이가 먹었음을 깨닫는다. 영화 자체의 건조하고 우울한 분위기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이렇게 멋지지만 슬픈 퇴장을 준비한 마블 스튜디오는 정말 장인정신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울버린, 프로페서 X, 그간 너무 행복했습니다.
X-men의 팬이라면, 아니 팬이 아니더라도 청소년 관람불가 히어로 무비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
A Brief History of Time - Stephen Hawking
0. 선물받은 킨들의 첫 도서이다. 아무래도 공대생이지만 물리학에 약해 읽는데 걱정이 많았으나, 그래도 꽤 부드럽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책 중반부터 아무리 쉽게 얘기하고 싶어도 애초에 어려운 내용들을 풀어나가다보니 한 번 읽어서 이해 안되는 부분이 꽤 많았다. (그렇다고 다시 읽거나 하진 않았다. -_-)
1. 고전의 시대부터 사람들은 주변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생각을 발전시킨다. 지구와 우주의 구성을 땅, 물, 불 등이라고 생각했던 고대 철학자, 우주의 중심을 지구라 생각했던 종교인들도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많은 사람들이 관찰하고 실험하고 이론을 만들면서 과학이 발전한다.
인간의 우주를 이해하고자하는 끝없는 노력은 우주를 설명하고자 하는 하나의 통합하는 이론을 만드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2. 뉴턴부터 시작되는 역학은 아이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거쳐 불확실성을 고려하는 양자역학으로 흐르고, 쿼크와 전자의 저에너지부터 빅뱅과 우주 생성을 생각하는 고에너지까지 사람의 과학적 호기심과 탐구는 우주의 진리를 찾기위해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완벽하게 우주를 하나의 모습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아직 인간이 관찰하고 실험할 수 있는 영역은 우주의 크기에 비해 매우 적다는 것으로 이해되고, 그와 더불어 그렇게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만큼 발전시킨 것도 정말 놀랍다고 할 수 있다.
3. 이 책은 우주와 시간을 이해하기위한 인간의 노력을 한권에 담았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워낙 물리학계의 거두이다 보니 어려운 이론도 쉽게 말로 풀어쓰는 저력이 있다. 물론 모두 다 쉬운 것은 아니고 이해를 다 할 수도 없지만, 사람들의 우주와 시간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이렇게 한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리라.
사피엔스 - 유발 노아 하라리
0. 이 책은 처음 사피엔스의 종말이라는 결론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책이다. 물론 홍보를 위해서는 자극적인 결론이 필요했을 것이며, 그 것이 의도라면 성공적이다. 하지만 책을 쭉 읽다보면 그런 결론은 지극히 자연스런 사유에 의해 나오는 것이지 어떤 뜬금없는 폭발적 주장은 아니다.
1. 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자가 된 것은 왜일까? 다른 종과는 다른 문자, 언어 체계 등으로 소위 고 수준의 통신 및 지식의 전파가 가능한 것이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그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인지혁명'이다. 사피엔스는 인지혁명을 거치며 지식의 전파와 더불어 사회적 체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즉, 실존하지는 않는 가상의 실체에 대해 생각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그 것은 집단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요소이며, 사피엔스라는 나약한 종이 서로 힘을 합쳐 무엇인가 이루는 계기가 되었다.
2. 사피엔스는 '농업혁명'을 겪게 된다. 강가의 비옥한 토지에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농경을 하게 된다. 이 농경에서 나온 잉여의 생산물은 가상의 실체를 유지하기 위해 잉여 짓을 하는 잉여 인간까지 먹여 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 풍요는 다시 공고한 사회, 종교적 체계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한다.
하지만 모여 사는 것이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수렵 사회와 달리 농경 사회는 영양이 탄수화물로 치우치는 결과를 나았고, 전염병도 쉽게 돌게 된다. 즉, 풍요하는 하지만 인류에게는 결코 축복만은 아닌 것이 된다.
3. 이러한 잉여 자원이 만들어낸 가상의 실체 중 최고는 역시 돈이었다. 물물 교환을 하고 부를 축적하며, 더 나아가서는 과학을 발전시키고 제국을 건설하게 했다. 그리고 '과학혁명'이 일어나 인간은 생명에 대한 도전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보그의 출현, 유전자 조작을 거친 새로운 인류가 탄생할 가능성이 생긴다.
4. 일단 이 책은 재미있다. 그리고 잘 쓰여진 책이다. 그만큼 번역도 매끄럽게 잘 되어있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사회 체계에 대한 내 생각(가상의 실체)와 비슷한 면이 많이서 더 재미있게 읽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이런 내용 때문에 약간 냉소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논리 전개 자체가 매끄럽게 느껴지므로 읽는데 부담은 없다.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Originals - 애덤 그랜트
0. 처음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를 봤을 때가 기억난다. 소위 잘나가는 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엄청난 노력으로 일구어낸 성공신화는 그 것이 다가 아니라는 주장과 그 근거들은 그 당시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책또한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성공 공식이라는 것이 사실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창의성과 조직에 그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는 정도겠다.
1. 책 자체는 매우 잘 읽힌다. 개인적으로 한국경제신문사의 번역본은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번 것은 번역이 매끄럽고 잘 읽힌다. (물론 원서를 읽어보진 않아서 구라를 쳤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만약 성질이 급하신 분이라면 이 책의 마지막 챕터를 읽어보면 책의 내용을 매우 함축적으로 요약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라.
2.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천재의 유형을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독창적인 인재라 하면 한 순간 엄청난 아이디어로 기존 체제를 뒤집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소위 천재라 불리던 사람들의 예를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분야 및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시간이 오래 지나 축적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이 그런 부류이다.
그리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타이밍에 대한 얘기 또한 서양식 사고 방식에서 보면 특이하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때를 알고 행한다'라는 화두가 흔하지만 서양은 아닌 듯 하다.
3. 책 자체의 매끄러운 변역도 괜찮고 한 번 정도는 읽어봄직한 책이다.
1. 책 자체는 매우 잘 읽힌다. 개인적으로 한국경제신문사의 번역본은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번 것은 번역이 매끄럽고 잘 읽힌다. (물론 원서를 읽어보진 않아서 구라를 쳤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만약 성질이 급하신 분이라면 이 책의 마지막 챕터를 읽어보면 책의 내용을 매우 함축적으로 요약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라.
2.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천재의 유형을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독창적인 인재라 하면 한 순간 엄청난 아이디어로 기존 체제를 뒤집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소위 천재라 불리던 사람들의 예를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분야 및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시간이 오래 지나 축적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이 그런 부류이다.
그리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타이밍에 대한 얘기 또한 서양식 사고 방식에서 보면 특이하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때를 알고 행한다'라는 화두가 흔하지만 서양은 아닌 듯 하다.
3. 책 자체의 매끄러운 변역도 괜찮고 한 번 정도는 읽어봄직한 책이다.
곡성(哭聲) - 나홍진, 2016
* 내용 누설 있습니다.
0.
하지만 결국 종구의 딸 조차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만다.
1.
일단 곡성이라는 영화는 처음 보면 혼란 스럽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래서 결국 영화를 본 후 인터넷을 뒤져보고 영화에서 나오는 메타포를 하나하나 조립을 해보았다. 아무래도 논란이 많은 영화다 보니 각 사이트에 영화를 분석하는 글도 많고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기도 한다. 반가운 것은 최근 몇 년간 상업 영화에서 이렇게 의견이 갈리고 분석을 요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 하는 것이다. 나는 관객들의 이런 후기나 행동들이 영화 자체의 퀄리티가 그래도 어느정도 담보한다는 의미처럼 이해하기 때문이다.
곡성 나무 위키 페이지
이 링크의 페이지를 보더라도 알 수 있겠지만 영화가 갖는 메타포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무속신앙과, 일본, 네팔의 무속신앙, 가톨릭교 등 종교적 함의가 많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영화 감독이 의도적으로 허점을 만들어 놓아 관객들의 여지를 두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영화는 시종일관 일광과 외지인의 관계에 대해 복선만 깔아둘 뿐 설명없이 혼란만 가중시킨다. 그들이 과연 같은 편인지, 아니면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자들인지 말이다.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도 그 혼란은 해결되지 않고 마지막에서야 '엇'하면서 관계에 대한 실마리가 풀린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카톨릭 부제와 종구의 이야기가 갈라지며 두 장르가 혼합되어있는 느낌마저 주기도 한다.
2.
나는 종교 자체를 어떠한 영적인 느낌보다는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영화 자체가 기괴하긴 하나 무섭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나홍진 감독의 전작 '추적자', '황해'와 같이 캐릭터, 상황, 대사가 갖는 힘이 너무 강렬하여 계속해서 장면이나 대사들이 머릿속에서 멤돈다. 이게 부작용이 배우 황정민이 광고하는 x짬뽕 광고만 봐도 계속 일광 생각이 난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압권이다. 일본의 대배우 쿠니무라 준은 많은 대사가 있지 않다. 끽해야 마지막 카톨릭 부제 이삼과의 대화 장면인데 그럼에도 엄청난 무게감과 실감나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리고 곽도원 황정민, 게다가 천재처럼 느껴지는 아역 김환희까지... 정말 연기로는 어느 누구 하나 버릴 사람이 없다. 아쉬운 것은 무명 역의 천우희가 극 중의 무게감에 비해 너무 분량이 적었달까.
그래도 간만에 무게감 있고 여러가지 찾아보게 되는 영화를 보게 된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정말 나중에 다시 한 번 보게 될 영화인 것 같다. 굳!
![]() |
| 영화를 보고 오른쪽 포스터를 본다면... |
0.
"모지리 같은 새끼가 미끼를 꿀꺽 삼켜부렀네."전남 곡성의 어느 마을에 일본에서 온 외지인이 등장한다. 그 이후 조용하던 마을에 끔찍한 살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그리고 하나같이 그 범인들은 끔찍하게 죽어 나간다. 사람들은 뜬 소문으로 그 외지인 때문에 살인 사건들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종구(곽도원 분)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믿지 않는다. 그러던 중 종구는 동료 경찰과 함께 외지인의 집을 몰래 가보고 그가 범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후 종구의 딸 조차 그간 살인 사건 범인들이 겪었던 피부의 두드러기 비슷한 것이 시작되고 이상한 행동들을 하게 된다.
박수 무당 일광은 처마 밑에서 밖을 바라보며 이렇게 읇조린다.
"뭐가 중헌디. 뭐가 중허냐고 이 xx놈아!!!!!! 뭐가 중헌지도 모르믄서..."결국 종구는 외지인을 찾아가 행패를 부리며 외지인에게 경고를 날린다.
종구의 딸은 종구의 물음에 악을 쓰며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결국 종구의 딸 조차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만다.
![]() |
| 분량이 적지만 무게감은 인정 |
"가지말어."
무명은 종구의 손을 잡고 얘기한다.
1.
일단 곡성이라는 영화는 처음 보면 혼란 스럽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래서 결국 영화를 본 후 인터넷을 뒤져보고 영화에서 나오는 메타포를 하나하나 조립을 해보았다. 아무래도 논란이 많은 영화다 보니 각 사이트에 영화를 분석하는 글도 많고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기도 한다. 반가운 것은 최근 몇 년간 상업 영화에서 이렇게 의견이 갈리고 분석을 요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 하는 것이다. 나는 관객들의 이런 후기나 행동들이 영화 자체의 퀄리티가 그래도 어느정도 담보한다는 의미처럼 이해하기 때문이다.
곡성 나무 위키 페이지
이 링크의 페이지를 보더라도 알 수 있겠지만 영화가 갖는 메타포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무속신앙과, 일본, 네팔의 무속신앙, 가톨릭교 등 종교적 함의가 많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영화 감독이 의도적으로 허점을 만들어 놓아 관객들의 여지를 두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영화는 시종일관 일광과 외지인의 관계에 대해 복선만 깔아둘 뿐 설명없이 혼란만 가중시킨다. 그들이 과연 같은 편인지, 아니면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자들인지 말이다.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도 그 혼란은 해결되지 않고 마지막에서야 '엇'하면서 관계에 대한 실마리가 풀린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카톨릭 부제와 종구의 이야기가 갈라지며 두 장르가 혼합되어있는 느낌마저 주기도 한다.
2.
나는 종교 자체를 어떠한 영적인 느낌보다는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영화 자체가 기괴하긴 하나 무섭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나홍진 감독의 전작 '추적자', '황해'와 같이 캐릭터, 상황, 대사가 갖는 힘이 너무 강렬하여 계속해서 장면이나 대사들이 머릿속에서 멤돈다. 이게 부작용이 배우 황정민이 광고하는 x짬뽕 광고만 봐도 계속 일광 생각이 난다.
![]() |
| 쿠..쿠니무라 센세!!! |
그래도 간만에 무게감 있고 여러가지 찾아보게 되는 영화를 보게 된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정말 나중에 다시 한 번 보게 될 영화인 것 같다. 굳!
장준하 항일 수기 "돌베개"
(창 28:10)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0. 故 장준하(1918~1975)선생은 일본에서 신학공부를 하고, 자원 형식으로 징용되어 중국에 있는 일본 군대로 가게 된다. 그는 거기서 애초부터 탈출을 염두해 두고 있었으며, 그의 부인에게도 '내 편지에 돌베개라는 단어가 쓰이면 내가 탈출한 줄 알라'고 일러두기까지 한다. 1944년 7월, 3명의 동지와 함께 쓰카다 부대를 탈출하여 7개월의 대 장정을 거쳐 충칭의 한국 임시정부에 도착한다. 여기서 장준하는 자신이 바랐던 현실과는 다른 임시 정부의 상황을 개탄스러워하나, 그럼에도 임시 정부를 위해 여러가지 일을 거든다. 그리고 광복이 찾아오고 광복 직후 대한민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그가 바라던 하나로 모인 모습의 조국은 아니었다.
(창 28:11)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창 28:12)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창 28:13)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창 28:14)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1. 이 '돌베개'라는 수기의 어원은 포스트의 제일 처음 인용에서도 보듯이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이 베고 잔 돌베개를 어원으로 하고있다. 성경에서 고난을 의미함과 같이 장준하에게는 이 돌베개가 일군을 탈출하여 임시정부로 가 독립 운동을 진행하는 여정의 고난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수기는 크게 1) 그가 일군을 탈출하기 전과 그 과정, 2) 탈출하여 충칭으로 가는 여정, 3) 충칭에서 임정의 일원이 되어 겪는 일, 이렇게 크게 세 가지 꼭지로 볼 수 있다.
과연 명필가 답게 탈출의 급박함과, 동료들과 함께하는 긴 여정의 고난, 현재 국가가 처한 상황에 대한 개탄스러움이 때론 강렬하게 때론 담담하게 쓰여있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꼭지의 내용들이 정말 금과옥조라고 생각이 든다.
2. 일단 광복 직후 임시 정부의 입국과 그 사이의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당시 임시 정부는 광복 직후 곧바로 입국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입국 후에도 임시 정부의 이름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에 휘둘리고, 미국의 냉대에 직면한다. 결국 신탁통치가 결정나면서 임정이 냉대를 당하고 와해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한 당시 38선 북쪽으로 진출한 소련을 위시한 공산 주의자들과 그 외 세력들이 주도권 싸움을 하면서 임정의 이름 값을 등에 업으려 하는 작태들이 너무도 잘 쓰여있다. 결국 이 시기가 어찌보면 현대 대한민국의 첫 단추였다. 이 첫 단추가 이상하게 끼워짐으로써 지금 친일파 후손 문제라든가 하는 것들이 아직도 존재 하고, 그런 사람이 국가의 요직까지 차지하는 우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의 상황이 요즘의 모습들과 너무 비슷하다. 시간의 간격으로 보면 7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건만, 인간 군상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권력에 빌 붙는 자들, 자신의 세력 확장을 위해 남을 이용하려 하는 자들 등등...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그대로 보는 것은 시대를 뛰어 넘어 불편함을 주기도 하고 마음 속의 냉소를 더욱 키우기도 한다.
3.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꿈의 크기가 있는 것 같다. 장준하 선생은 국가의 독립이라는 큰 꿈을 가지고 고난과 역경을 거쳐 충칭까지 다 다랐다. 이런 수기나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 마다 상황을 지금의 나에게 대입시켜보게 된다.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물론 어떠한 선택을 실제로 했을런지는 나 자신도 확답하지 못하겠다.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이런 장준하 선생의 정의감이나 의지력만큼은 내 스스로에게 강요해도 어느정도는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이 땅의 젊은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덧붙여 장준하 선생의 사망이 의문사였고 그 당시 박정희 군정을 매우 비판하는 스탠스였다고 밝혀둔다.(물론 누구나 알겠지만...)
피드 구독하기:
글 (Atom)
인생논어 - 1
0. 조형권님이 쓴 <<인생논어>> 를 읽고 필사한다는 생각으로 구문들을 옮겨 적으려 한다. 1.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라. 子曰, 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 (자왈, 사부주피 위력부동과 고지도야) 해석: 활을 쏠 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