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유시민, 2015)


   나에게 유시민은 작가라기 보다, 참여정부의 정치인으로서 더 익숙하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분루를 곱씹던 그 날카로운 눈매나, 첫 국회 연설 때 비지니스 캐쥬얼을 입고 나와 욕을 먹던 모습 등이 기억난다.
   하지만 유시민은 정치인 이전에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을 집필한 작가이다. 그가 처음 세상에 이름을 알린 것은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1심 판결 이후 작성한 '항소 이유서'를 통해서이다. 학생 뿐 아니라 심지어 판사들까지 돌려 읽어볼 정도로 날카로움과 절절함을 담고있는 글이었다. 

   이 책은 유시민 작가가 본인의 글쓰기 노하우를 담아낸 책이다. 글의 큰 틀 부터, 문장, 단어까지 세세히 짚어가며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글에 대해 논한다.
   기억나는 것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취향과 주장'에 관한 내용이었다. 취향은 논쟁거리가 아니며 주장은 그를 뒷받침할 논증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글, 심지어 신문 사설마저도 이 내용을 지키지못한 경우가 많다. 찬찬히 읽고있노라면 저자의 분풀이말고는 어떤 내용도 없는 경우가 있고, 그렇다보니 읽는 시간이 아까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다음은 어려운 글이 좋은 것이 아니라 쉽게 쓰여있더라도 내용을 힘있게 담아내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내용이다. 내가 읽어본 책 중 가장 인상깊었던 책을 꼽으라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스티븐 호킹'의 '시간에관한 짧은 역사'이다. 이 두 책에 담겨있는 내용은 결코 쉽지도, 가볍지도 않다. 애초에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두 책 모두 현학적으로 말을 꼬으거나 어렵게 쓰지 않고 쉬운 단어, 문장으로 썼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보니 깊은 이해는 어렵더라도 책을 계속해서 읽어가는데 무리가 없고, 호기심도 계속 유지가되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꾸준히 강조하는 내용은 많이 읽고, 많이 쓰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동안 계속해서 반복하는 말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좋은 글을 알게되고, 쓰기 근육이 늘어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비단 글 쓰는 것만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 요즘 시대는 인터넷에 다양한 글이 존재하며, SNS를 통해 다양한 글을 접할 수 있다. 그 글들을 읽었을 때 좋은 글을 구분해 낼 수 있는 기준이 이 책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 글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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