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28:10)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0. 故 장준하(1918~1975)선생은 일본에서 신학공부를 하고, 자원 형식으로 징용되어 중국에 있는 일본 군대로 가게 된다. 그는 거기서 애초부터 탈출을 염두해 두고 있었으며, 그의 부인에게도 '내 편지에 돌베개라는 단어가 쓰이면 내가 탈출한 줄 알라'고 일러두기까지 한다. 1944년 7월, 3명의 동지와 함께 쓰카다 부대를 탈출하여 7개월의 대 장정을 거쳐 충칭의 한국 임시정부에 도착한다. 여기서 장준하는 자신이 바랐던 현실과는 다른 임시 정부의 상황을 개탄스러워하나, 그럼에도 임시 정부를 위해 여러가지 일을 거든다. 그리고 광복이 찾아오고 광복 직후 대한민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그가 바라던 하나로 모인 모습의 조국은 아니었다.
(창 28:11)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창 28:12)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창 28:13)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창 28:14)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1. 이 '돌베개'라는 수기의 어원은 포스트의 제일 처음 인용에서도 보듯이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이 베고 잔 돌베개를 어원으로 하고있다. 성경에서 고난을 의미함과 같이 장준하에게는 이 돌베개가 일군을 탈출하여 임시정부로 가 독립 운동을 진행하는 여정의 고난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수기는 크게 1) 그가 일군을 탈출하기 전과 그 과정, 2) 탈출하여 충칭으로 가는 여정, 3) 충칭에서 임정의 일원이 되어 겪는 일, 이렇게 크게 세 가지 꼭지로 볼 수 있다.
과연 명필가 답게 탈출의 급박함과, 동료들과 함께하는 긴 여정의 고난, 현재 국가가 처한 상황에 대한 개탄스러움이 때론 강렬하게 때론 담담하게 쓰여있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꼭지의 내용들이 정말 금과옥조라고 생각이 든다.
2. 일단 광복 직후 임시 정부의 입국과 그 사이의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당시 임시 정부는 광복 직후 곧바로 입국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입국 후에도 임시 정부의 이름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에 휘둘리고, 미국의 냉대에 직면한다. 결국 신탁통치가 결정나면서 임정이 냉대를 당하고 와해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한 당시 38선 북쪽으로 진출한 소련을 위시한 공산 주의자들과 그 외 세력들이 주도권 싸움을 하면서 임정의 이름 값을 등에 업으려 하는 작태들이 너무도 잘 쓰여있다. 결국 이 시기가 어찌보면 현대 대한민국의 첫 단추였다. 이 첫 단추가 이상하게 끼워짐으로써 지금 친일파 후손 문제라든가 하는 것들이 아직도 존재 하고, 그런 사람이 국가의 요직까지 차지하는 우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의 상황이 요즘의 모습들과 너무 비슷하다. 시간의 간격으로 보면 7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건만, 인간 군상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권력에 빌 붙는 자들, 자신의 세력 확장을 위해 남을 이용하려 하는 자들 등등...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그대로 보는 것은 시대를 뛰어 넘어 불편함을 주기도 하고 마음 속의 냉소를 더욱 키우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이런 장준하 선생의 정의감이나 의지력만큼은 내 스스로에게 강요해도 어느정도는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이 땅의 젊은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덧붙여 장준하 선생의 사망이 의문사였고 그 당시 박정희 군정을 매우 비판하는 스탠스였다고 밝혀둔다.(물론 누구나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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