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3 - 오늘의 운세

   2003년이었던 것 같다. 대학원 진학 후 좋지 않은 일들이 있었고, 대인관계가 힘들어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 답도 잘 안나오고 하니 인터넷으로 운세도 찾아보고 그랬다. 그러다 전화로 하는 유료 운세상담을 5천원 주고 해보기도 했었다. 그 때 말로는 6월인가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 별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그냥 그런 날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2014년도 비슷했다. 처음 트레이딩이라는 것을 시작하고 잘못된 모형으로 손실을 입었을 때,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압박이 너무 힘들기도 했고, 처음 겪는 일에 괴로움의 강도가 너무 강했었다. 그 때도 여기저기 오늘의 운세나 보며 무언가 돌파구가 생기길 바랬었다. 하지만 역시나 맞는 것은 별로 없었고, 그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어떻게 흘러갔다.
   그런 일들을 겪으며 그나마 배운 것은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물론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기본 가정을 지킨다면, 일이 어떻게든 해결은 난다는 것이었다. 그 것이 유야무야 되어 잊혀지든, 아니면 해결 방안이 생기든 말이다.

   요즘 내 모습을 보면 저 때와 비교해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어떤 일들이 고통스러운 것은 그대로이고, 그 때마다 마음이 급해져 요행을 바라는 것도 말이다. 요즘도 혹시나 하는 기대로 오늘의 운세를 뒤적거리기도 한다. 지금처럼 삶을 잘 유지하며 버티면 다 끝이 보이겠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급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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