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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오른쪽 포스터를 본다면... |
0.
"모지리 같은 새끼가 미끼를 꿀꺽 삼켜부렀네."전남 곡성의 어느 마을에 일본에서 온 외지인이 등장한다. 그 이후 조용하던 마을에 끔찍한 살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그리고 하나같이 그 범인들은 끔찍하게 죽어 나간다. 사람들은 뜬 소문으로 그 외지인 때문에 살인 사건들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종구(곽도원 분)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믿지 않는다. 그러던 중 종구는 동료 경찰과 함께 외지인의 집을 몰래 가보고 그가 범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후 종구의 딸 조차 그간 살인 사건 범인들이 겪었던 피부의 두드러기 비슷한 것이 시작되고 이상한 행동들을 하게 된다.
박수 무당 일광은 처마 밑에서 밖을 바라보며 이렇게 읇조린다.
"뭐가 중헌디. 뭐가 중허냐고 이 xx놈아!!!!!! 뭐가 중헌지도 모르믄서..."결국 종구는 외지인을 찾아가 행패를 부리며 외지인에게 경고를 날린다.
종구의 딸은 종구의 물음에 악을 쓰며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결국 종구의 딸 조차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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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적지만 무게감은 인정 |
"가지말어."
무명은 종구의 손을 잡고 얘기한다.
1.
일단 곡성이라는 영화는 처음 보면 혼란 스럽다. 물론 나도 그렇다. 그래서 결국 영화를 본 후 인터넷을 뒤져보고 영화에서 나오는 메타포를 하나하나 조립을 해보았다. 아무래도 논란이 많은 영화다 보니 각 사이트에 영화를 분석하는 글도 많고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기도 한다. 반가운 것은 최근 몇 년간 상업 영화에서 이렇게 의견이 갈리고 분석을 요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 하는 것이다. 나는 관객들의 이런 후기나 행동들이 영화 자체의 퀄리티가 그래도 어느정도 담보한다는 의미처럼 이해하기 때문이다.
곡성 나무 위키 페이지
이 링크의 페이지를 보더라도 알 수 있겠지만 영화가 갖는 메타포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무속신앙과, 일본, 네팔의 무속신앙, 가톨릭교 등 종교적 함의가 많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영화 감독이 의도적으로 허점을 만들어 놓아 관객들의 여지를 두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영화는 시종일관 일광과 외지인의 관계에 대해 복선만 깔아둘 뿐 설명없이 혼란만 가중시킨다. 그들이 과연 같은 편인지, 아니면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자들인지 말이다.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도 그 혼란은 해결되지 않고 마지막에서야 '엇'하면서 관계에 대한 실마리가 풀린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카톨릭 부제와 종구의 이야기가 갈라지며 두 장르가 혼합되어있는 느낌마저 주기도 한다.
2.
나는 종교 자체를 어떠한 영적인 느낌보다는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영화 자체가 기괴하긴 하나 무섭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나홍진 감독의 전작 '추적자', '황해'와 같이 캐릭터, 상황, 대사가 갖는 힘이 너무 강렬하여 계속해서 장면이나 대사들이 머릿속에서 멤돈다. 이게 부작용이 배우 황정민이 광고하는 x짬뽕 광고만 봐도 계속 일광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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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니무라 센세!!! |
그래도 간만에 무게감 있고 여러가지 찾아보게 되는 영화를 보게 된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정말 나중에 다시 한 번 보게 될 영화인 것 같다.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