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2019)



안전망 없는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을 구석으로 몰아 넣기도 한다.
그 사람들이 모두 범죄를 저지르고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임계점을 넘어버리면 못 참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몰리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잘못된 우상을 앞세워 사회를 더욱 혼란해진다. 조커는 가장 바닥같은 인생이었지만, 어느새 그를 무시했던 대중들에게 가장 추앙 받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두 시간 내내 눌려 본 영화였다.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 원글: 2018.07.04

삶과 운

 우리나라에서 즐겨쓰는 말 중에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나 사람이 잘 되려면 운이 작용이 70%, 기술(사람이 할 수 있는 정도)가 30%라는 말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어느 한 사람의 성공도 그러한 듯 하다. 어떤 사람은 별 능력이 있어보이지 않지만 결과가 좋은 사람이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정말 능력도 출중하고 노력도 하지만 결과가 좋지않은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어떻게든 잘 된, 또는 잘 못된 이유에 대해 찾으려 한다. 물론 찾으면 그 이유는 찾아진다. 잘 하다가 뭔가 상황에 맞지 않는 판단을 했든, 어떤식으로든 필요한 부분에 딱 하나의 못을 정확히 박았든 말이다.
 이렇게 어떤 일을 할 때, 같은 노력으로도 누군가는 잘 되고, 누군가는 아니라면, 사람들은 운이 좋고 나쁨을 얘기한다. 하지만 이 운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거나 어떻게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주’, ‘점성술’ 등의 이름으로 사람의 미래를 점치려는 시도가 많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것을 신의 뜻으로 돌리기도 한다.
 물론 어떤 일의 성공을 운만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분명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기(技)의 영역은 존재하고 본인의 노력을 다 했을 때 마지막으로 운의 영역에 결과를 맡겨야한다.

과학과 운

 이 책의 저자는 ‘양자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양자물리학은 어찌 보면 현대 물리의 최첨단을 달리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양자의 관찰 결과는 확률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카오스 이론은 아주 작은 초기 조건의 차이가 엄청나게 큰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예전 사람들은 ‘라플라스의 악마’처럼 모든 것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무엇인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과학이 발전될수록 점점 모르는 것이 있다는 어찌보면 역설적인 결론에 다다른다.

운은 인간의 영역 바깥에 있나

 현재로서는 그렇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적고있고, 앞서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일이 성사될 확률을 높이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책의 말미에 진화의 예를 들며 이야기한 것 처럼 우연으로 발생한 어느 일이 생명력을 갖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 선택의 영역이다. 또한 과학이 발전하다보면 운 자체를 이해할 날도 오지 않을까.

대량살상 수학무기(캐시 오닐) - 원글 작성: 2017.12.17


이 책의 원저자 ‘캐시 오닐’은 하버드 대학에서 정수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 정수론 전공이라 하면 순수 수학에서는 정말 알아준다고 한다. 졸업 후 교수, 헤지 펀드의 퀀트, 스타트업의 데이터 과학자 등을 거쳤다. 그녀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 모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일 것 같다.
 저자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어떠한 예측을 내놓는 모형 중 일부를 ‘WMD(Weapon of Math Destruction)’이라 칭한다. 이 말은 ‘대량 살상무기’를 꼬은 말이다. 어느 모형이 WMD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여러가지 조건이 있다.
  1. 대리 데이터를 사용할 것
  2. 확산이 빠를 것
  3. 부정적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 낼 것
 어떠한 대상을 판단하는데 있어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 대상이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한 사람이 살아온 환경, 성격 등 정말 많은 요소가 있다. 하지만 소위 빅데이터를 이용한다는 모형을 통해 사람을 판단한다고 하면, 모형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매우 피상적이다. 가령 사는 지역으로 범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다거나, 인종, 민족 등으로 신용 등급을 유추한다(대리 데이터). 이렇다 보니 이미 가난한 환경에 사는 사람은 계속 감시 받고, 자금을 융통할 수 없어 더욱 가난해지는 악순환에 처한다(부정적 피드백). 문제는 이러한 WMD가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 처럼 힘 있는 기관들에 흔하게 퍼져있고, 빠른 속도로 여기 저기 적용되어진다(빠른 확산). 이는 마이너리티의 입장에서 일상 생활을 영위 하는 사람들을 실패의 나락으로 빠트릴 수도 있다.
 요즈음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이 아주 흔한 소재가 되었다. 마치 데이터만 충분하다면 모든 답을 다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 착각하고 있는 것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동일시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모형은 데이터와 결과의 상관관계를 찾는데는 상당히 능하다. 하지만 그것이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보니 머신러닝의 결과물은 의문 투성이일 수 밖에 없고, 일부는 결과물을 마치 신탁인양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수학 모형은 어렵다. 하지만 이 모형에서 나온 결과를 대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의심하여야 한다. 그를 통하여 무조건적인 신뢰만 피한다면 블랙박스라 하더라도 나름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인생논어 - 1

  0. 조형권님이 쓴 <<인생논어>> 를 읽고 필사한다는 생각으로 구문들을 옮겨 적으려 한다.  1.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라.   子曰, 射不主皮 爲力不同科 古之道也 (자왈, 사부주피 위력부동과 고지도야)  해석: 활을 쏠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