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인터넷 보다보면 대기업 조직이 싫어서 뛰쳐나간다며 조직(문화)의 잘못 된 점을 비판하는 글 들이 다수 보인다. 일견 동의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왜 조직이 그렇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아 보이는 것 같다. 그 들이 일반적으로 써 놓는 내용에 대해 내 상각을 정리해 본다. 여기서 대기업이란 것은 법적 대기업을 말한다.
1. 답답한 조직 문화 및 병폐
일견 동의한다. 내가 운이 좋은 것인지 다행히도 심하게 격지는 않는 문제이지만, 회사 내 타 팀을 보면 팀장이 퇴근해야 퇴근이 가능하다던가 하는 일들이 꽤 있다. 이 부분은 고쳐져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업무적으로만 봤을 때, 부하의 실적을 가로채는 등의 부도덕적 행위 들 즉, 병폐적의 범주를 제외하고 본다면 하나의 업무를 하기위해 왜 그렇게 복잡한 프로세스와 답답한 문화가 자리잡는지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대기업이라는 크기가 되면 내가 하는 일이 나만의 일이 아니게 된다. 즉, 하나의 일을 굴리기 위해 후선 업무 지원까지 고려한다면 꽤 많은 인물들이 관여하게 되고 그들 모두 유 무형의 책임을 지게된다. 이런 상황에서 생각이 독특하고, 소위 신선하다는 이유로 일을 바로 시작시킨다면 실패시 그 인력과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이 너무 커지게 된다. 물론 '난 모르겠고, 책임도 지기 싫고'라는 스탠스가 꽤 있으나, 그 것은 어딜가나 있는 병신의 한 모습일 뿐이다. 꼭 대기업이라서만 있는 내용은 아니다.
꼭지로 붙인다면 당신이 하고싶어하는 것이 병크가 아니라는 단정을 짓지마라. 병크 한 번 터지면 당신 때문에 쏟아부운 다른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한 순간 물거품이 된다. 그게 다 그들에게 경험일거라고? 그래 당신 소시오패스다.
2. 개인의 발전이 가로막힌다.
물론 기업 조직이라는 것이 앞서 말한 이유로 답답한 것은 맞다. 그리고 기업, 팀이라는 가상의 실체 자체가 하나의 생명력을 가져야 하다보니 개인의 발전에 무관심한 경우도 많다. 그럼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보자.
첫 째. 난 A라는 일이 정말 하고 싶고 적성에 맞는데, 회사에서는 B라는 일만 시키는 상황인 경우가 있다. 그럼 A라는 일을 주는 회사로 옮겨라. 그럼 된다. 어차피 현재 A라는 일을 이미 당신보다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B라는 일이 누군가는 꼭 해야하는 일인 경우다. 그럼 A라는 '최소한 지금은 당신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든가, 이직을 하는 것이 답이다. 물론 전제를 잘 보기 바란다. '최소한 지금은 당신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이지, 그 일이 당신의 천직이란 말은 아니다.
둘 째, 대학 전공과 맞지 않는 업무 때문에 불만인 사람들이 있다. 난 그렇게 얘기하고 싶다. 일단 전공이 필요하지 않은 직업을 구하러 다닌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게 아니라 구직 시장에서 애초에 그런 일을 못 찾겠으면 안타깝게도 현재 사회 산업 구조상 당신의 전공이 설 자리가 별로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 것도 아니라면 사회 자체가 지독한 불황이거나. 이럴 때는 금수저가 아니라면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3. 난 내 전문분야(?)에서 더 빠른 판단으로 더 잘할 수 있다.
한 마디만 하자. 당신은 당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 물론 애초에 엄청난 센스에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역사를 바꾸었다. 아인슈타인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정작 현대 물리의 다른 한 축인 양자 물리학은 이해도 제대로 못했고, 엄청 싫어하기 까지 했다는 것은 잘 몰랐을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은 아인슈타인이 아니다.
많은 아이디어는 한 분야에서 몇 십년을 버티고 버틴 끝에 경험이 쌓여 얻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분야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주입이 될테니까.
그리고 당신의 아이디어가 자신의 손으로 사업을 진행할만큼 대단하다는 확증은 어디에 있는가? 원래 사람들이 리스크를 안고, 배수진을 치고 해야 성공하는거라고? 난 개인적으로 전적으로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왜 높은 리스크라고 하겠는가? 10에 9은 실패해서 그럴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당신이 10중 1이라고 단언하는가?
만약 당신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가정한다면, 그 아이디어를 혈혈단신으로 구현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과 조직을 설득하는데 걸리는 그것과 잘 고민을 해봤으면 한다. 조직은 거대한 전차이다. 한 번 시동을 거는데 엄청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걸리면 당신이 멈추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